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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세상을 열다

핀테크 세상을 열다

학자마다 의견이 갈리기는 하나, 서양의 자본주의 태동 과정에서 가장 특징적이고 탁월한 발전단계는, 은행을 비롯한 금융시스템의 형성과정이었다고 봅니다. 화폐의 발달 정도(금융 부문)를 포함하여 물산의 다양함, 양적 풍요, 거래의 원활도(등과 같은 실물 섹터) 면에서 중세 유럽의 경제상이란 같은 시대 송 제국의 번영과 성숙에 비할 바가 못 되었습니다. 여의도 금융가 전체와 후미진 두메 근방의 새마을금고 한 군데를 빗대는 만큼이나 무리한 대조겠죠. 하지만 좁은 영토의 제후령으로 잘개 쪼개진 탓인지 단일 권위의 유동성이 권역 전체를 지배할 수 없었던 사정으로, 송금과 대리 지불이라는 (말 그대로의) 금융 시스템이, 동양(사실 그럴 필요, 수요가 없었지만)에서는 상당히 낯설어할 모습으로 발전했습니다. 거간, 객주 시설, 어음결제 같은 조선의 "인적, 물적 제도"는 청과의 제한된 교류 과정에서 다양한 경로로부터의 영향을 받아 반(半) 자생적으로 싹이 텄으나, 이미 대륙을 포함하여 동아시아의 사정은, "유동성이 풍부한 곳에서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한 곳으로의" 흐름을 원활히하는 민간 시스템의 정비 면에서, 아직도 가난했던 서양보다 크게 뒤떨어져 있었습니다. 현재도 실물의 성장은 (부존 물적 자원, 양질의 인적 자원이란 호조건에 힘입어) 서양을 일부 추월한 모습마저 보이지만, 금융 제도의 성숙은 아직 멀었다는 게 중론입니다.이런 판국에, 은행 산업의 판도가 본질적으로 바뀌려는 일대 혁명이, IT 혁신, 모바일 이노베이션이라는 트렌드와 맞물려 (아직까지는 파생적이라 할 양태로)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이런 추세는, 조만간 wag the dog, 주객 전도의 양상으로 우리가 활동하는 경제 환경, 변수를 송두리째 바꿔 놓을 기세입니다. 어떻게 보면 금융 섹터는 실물의 성장 과실만을 빨아먹고 사는 얄미운 종속 변수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 오랜 예전부터 음지에서 상황을 주시하다, 결정적 국면에 도약하여 "게임의 규칙"을 근본에서 바꿔 놓는 역할을 즐겨 행해 왔습니다. 이번에도, 금융 분야의 이 거대한 혁신은 비록 타 영역의 자극을 받아 외생적으로 시작되었지만, 곧 자체 대변혁을 거쳐 변화의 파고를 몇 십 배는 증폭시켜 연쇄 도미노의 빚을 되갚을 전망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느낀 바는, "돌고 도는 돈의 흐름이 결국 우리 목줄을 쥐고 있었구나." 하는 깨달음과 두려움이었습니다.외환위기 이전 한국 금융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는, 말로 표현하면 너무 소박하게 들리지만 "수수료 이슈"였습니다. 제도의 비효율을 발생시키는, 가장 본질적이라고 할 수는 없어도 눈에 가장 거슬리는 장애는, 거래의 성패와 성과의 가시성에 무관하게, 전문가와 금융사가 그 자리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받아챙기는 수수료처럼 보였습니다, 이를 최초로 문제 삼고, "관공서처럼 스스로의 존재 가치를 대중에 강요하는 게 아닌, 본연의 존재 이유대로 그저 소비자에게 서비스하는 금융업"을 내세운 게 미래에셋이었죠. 이 업체의 대성공을 통해, 한국인들도 은행, 증권사가 그리 고압적 태도를 유지해 온 근거가 대단히 빈약하거나, 심지어 부당하기까지 했다는 사실을 새삼 각성하게 되었습니다.지금 핀테크라는 키워드로 대표되는 이 거대한 금융 섹터의 혁신 바람은, 기본적으로 인건비를 축소하고, 거래 비용을 최소화하며, 시장에서의 가격 형성을 방해하는 모든 비효율 요소를, 역사상 처음으로 완전 제거하여. 자금의 수요자와 공급자 사이에 이상적인 완전 시장의 거래를 통한 아이디얼 코스트를 매기자는 취지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실물 시장에서도 교과서 밖에서는 존재하지 못했던, 아니 그에 수렴할 뿐 영원히 도달하지는 못할 것으로 여겨졌던 "완전 경쟁 균형 가격"이, 금융 섹터에서 먼저 실현을 보게 하자는 것입니다. 어떤 세력이나 국가가 주도하는 것도 아니고(1990년대 WTO를 두고서는 인위적인 계획이 있었습니다), 민간으로부터의 자율적 움직임으로부터 이런 놀라운 개혁이 시작되었다는 점이, 독자와 관측자를 더 경악에 휩싸이게 하는 것이구요.이 책은, 공신력이라는 명분을 걸고, 거대한 비능률 요소를 몸에서 떨궈낼 생각을 하지 않은 채, 시설과 물적 네트워크만 잔뜩 구축하여 "중개상 권력"을 유지해 온 금융 권력이, 소비자에게 친근하고 사용이 간편하며 부대 비용이 0에 가까운 효율적 결제 방식을 마련하여, 어떤 보무로 패기만만하게 기존의 은행들을 대체해 나가는지 자세히 르포하고 있습니다. 개중엔 혁신 트렌드에 일찍 눈을 떠서, 자체 혁신으로 니치 마켓을 메꿔 나가는 거대 은행의 사례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기후의 격변이 일어났던 빙하기에 덩치 큰 공룡이 대거 멸종한 후, 작고 빠른 포유류가 지상을 제패했듯, 이런 변화의 바람에 보다 능숙히 대처하는 쪽은 벤처 영웅들입니다.이 책은, 비트코인에 대해서도 종래의 부정적 시각을 극복하고, "아무리 말썽이 많다고는 하나, 중앙집권의 폐해와 거래비용 0이라는 이상을 실천핳 수 있는 미래의 화폐는 역시 비트코인 타입일 수밖에 없다"는 결론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 책에서 하나 아쉬웠던 건, 신뢰와 위험 담보는 역시 "인적 보증 장치"를 통해서만 마련될 수 있고, 경제 정책 운용이나 경기 변동의 배후에서 가장 큰 표를 행사하는 건 "신뢰감"이란 심리적 요소일 텐데, 이것을 기술적 개선과 개량만으로 어떻게 커버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었습니다. 아무튼 이 책에 나타난 풍요롭고 전위적인 설명, 비전은, 금융 자본주의가 앞으로 잡을 진로에 대해 그 이상적 조망을 "모델화"했다는 데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전문 컨설턴트들이 일반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핀테크를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30편의 카툰으로 구성한 입문서다. ‘핀테크란 무엇인가?’에서 시작하여 핀테크의 개념을 설명해 줄 뿐만 아니라 핀테크가 실제로 일상 생활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해외, 국내 사례를 통해 살펴본다.

1. 핀테크의 정의
2. 핀테크 가치사슬의 확산
3. 자금조달의 대안, 크라우드펀딩
4. 크라우드펀딩 법안의 의의
5. 송금 서비스를 통한 비용절감
6. 송금 서비스 BM 분석
7. 지급결제 서비스의 진화
8. 지급결제 필수 용어 정리
9. 거래를 이어주는 P2P 대출
10. P2P 대출 플랫폼의 역할
11. 사용자 중심의 보안 서비스
12. FDS, 실시간 보안의 핵심
13. 인터넷 전문은행의 경쟁력
14. 인터넷 전문은행의 고객 확보 전략
15. 비트코인 열풍의 이유
16. 블록체인의 관리 공유 시스템
17. 자산관리 서비스의 대중화
18. 로보어드바이저의 자동 자산관리
19. 사회적 자본의 경제적 가치
20. 지표로 보는 금융신뢰도
21. 신용평가의 새로운 관점
22. 머신러닝의 자동 신용평가
23. 보험 서비스도 개인 맞춤 시대
24. 보험산업 핀테크 도입사례
25. 금융 소프트웨어가 뜬다
26. 대표 금융 소프트웨어 소개
27. 핀테크 관련 규제 현황
28. 핀테크 선진국과 규제 비교
29. 핀테크의 근간, 빅데이터와 플랫폼
30. 핀테크의 본질과 사용자 경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