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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물 소리


우리의 근현대사는 바람 잘날 없는 그야말로 격동의 역사이지만, 특히나 19세기 후반은 정말 역대급 사건들이 숨돌릴 새도 없이 연이어 터지던시기였다. 이 시대를돌아보게 되면이 시대에 살았던 백성들 생각을 안할 수가 없다. 어떻게 이 어지러운 난세를 견뎌냈는지, 겪어내고 살아남은 것만해도 용하다 싶었다. 여울물소리 는 제목만 봐서는 자연 속 평화로움을 연상케 하지만 19세기 후반 그야말로 혼란과 격동의 시대에서 세상은 바뀌어야 한다고 믿었던한 예인의 행적을그려낸 작품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이야기꾼, 전기수인 이신통이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말해주는 이는 그의 아내 박연옥이었다. 서자였던 이신통과 얼녀였던 두 사람은 혼인 이전에 서로를 품으며 가슴으로 기억하고 하는사이였다. 그러다 부부의 연을 맺게 됐지만, 이신통은 과거에 응시한 뒤바람처럼 떠돌며 세상을 눈으로 직접보면서 천지도(동학)에 입문하게 된다. 그리고 인간이 곧 하늘 이라는 의미를 깨닫고 이 썩어빠진 세상은 달라져야 하고, 뒤집어야 한다는 생각에 뜻을 함께 하는 동지들과 움직이게 됐다. 썩은 내가 진동했던 세상, 무엇하나 온전하지 못했던 세상 거기에 외세까지. 이신통은 과거를 보면서 더 이상 이 나라에 기대를 포기하게 됐다. 이야기 꾼으로 세상을 부초처럼 떠돌다 박연옥과 인연을 맺게 됐지만 연옥과 함께 뿌리 내리며 살지 못하고 예인에서 점차 세상의 변혁을 꿈꾸며 스승의 행적과 사상과 행적을 기록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됐다. 담고 있는 시대가 시대니만큼 한숨이 절로 나왔다. 온전한 정신으로는 살아가기 힘들었을 시대, 그리고 먹고 살기가 정말 빡빡하기 이를데 없었던 시대, 민초들은 이야기 속에 자신의 울분과 희망을 담았지만 그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이야기로 그쳐 버렸다. 이신통의 절망은 과거를 치르던 과거장에서 확인했지만, 그가 이야기 꾼으로 연행을 하면서 이야기 속에 담긴 꿈을 사람이 하늘 이라고 외쳤던 천지도에 걸게 된 것이다. 여울물소리 는 화자인 연옥이 신통의 행적에 대해 전해주고 있지만화자와 주인공이함께한 시간이 많지 않아서인지 화자와 주인공이 그다지 밀착되지 않았고, 겉도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다보니 전체적으로 이야기 뼈대는 보이지만 소설적인 긴장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인물들의 캐릭터가 전형적이라고 할까.이렇게 격동의 시대를 헤치고 살아온 인물을 담아내는 작품이라면 인물의 생동감이 작품을 끌어가는 주축일텐데,사건과 신통의 행적은 서술됐지만그 파란만장한 시대에펄펄 살아 꿈틀거리는 신통으로 여겨지지 않았다. 짐작한 만큼딱그렇게 그려졌다. 신통보다는 연옥모녀가 갖는 남자에게 기대지 않는 천연덕스러움과자생력이더 마음에 들었다. 연옥을 출가시키면서도 남편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지 다시 오라고 했던연옥모, 그 말처럼 연옥은 스스로 집을 나와 혼인전 마음에 두었던 신통을 기다리다 마침내 부부의 연을 맺게 된 것이었다. 그런 연옥도 본격적으로 화자의 역할을 하면서 그 천연덕스러움이 반감됐다. 민초들이 살아내기 정말 힘들었던 고난의 시대, 그 시대를 겪어내고 살아냈던 인물들의 움직임으로 이야기의 틀이 짜졌지만 그 이야기 속에서 퍼덕이며 움직였던 인물들의 내면세계를 함께 그려내는 데에는 성공했다고 말하기는 어려웠다.시대적 배경과세상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신통의 사명감은 돋보였지만 그 틀 속에 신통이 갇히고묻혀버린 느낌이었다. 전형적이었다. 천지도 스승의 삶과 사상을 담은 이야기를 기록하고 전하려한 이야기꾼이었다는 것만큼은 부각되고 있지만. 이 작품은 황석영 작가의 등단 50년에 발맞춰 나온 작품이라고 알고 있는데, 사재기 구설수에 휘말리면서 오히려 작가에게 상처를입힌 작품이 돼버렸다.내게도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던 작품이었고. 이 작품을 읽으면서 작가나 창작자들이 자신의 이름값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새삼 확인할 수 있었고, 그것은 반세기를 작가로 지낸 황석영 경우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책을 다 덮고난 뒤 여울물소리 란 제목의 의미를 곰곰히 되새겨 보았다.이 쉴새없이 사건이 터져나온 격랑의 시기와 어울리지도 않는잔잔한 여울이라니. 이야기꾼 신통이 세상에 널리전하고자 한 이야기를 뜻한 것이었을까. 비록 지금은 세상이 어수선해 신통의 이야기가, 신통이 전하고자 한 이야기가 들리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렇다고멈춘 것은 아니란 것,여울물처럼 비록 얕더라도끊이지 않고 흐르고 흘러 강으로 바다를 향해멈추지 않고 나아 간다는 것이 아닐까하고그 의미를내 마음대로 해석하고 있다.
이야기는 무엇인가, 무엇 때문에 생겨나나,
무엇을 위해서 존재하나,
어떤 것이 남고 어떤 것이 사라지나?

1962년 사상계 에 「입석부근」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황석영이 올해로 등단 50주년을 맞았다. 대한민국의 근현대사와 함께 해온 그의 문학 인생 50년을 되돌아보면 단 한 순간도 평범했던 적은 없었다. 격동의 역사 속에서 단 한 번도 직면한 현실을 피하지 않고 맞서며 주옥같은 작품을 탄생시켰던 그가 등단 50주년을 맞아 신작 장편소설 여울물 소리 를 발표한다.

황석영이 우리 식의 이야기 에 대해 본격적으로 고심해온 것은 그의 후반기 문학이라고 할 수 있는 출옥 이후부터이다. 이전 산문의 습관들을 해체한 오래된 정원 을 시작으로 그 뒤 연이어 발표한 손님 , 심청 , 바리데기 등에은 우리 ‘이야기’를 어떻게 하면 형식과 내용 모두 지금의 현실 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여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작가의 고심이 녹아있다.

이어 르포나 신문기사 같은 사실적 자료를 바탕으로 개발독재의 사회사를 서사적 다큐멘터리로 엮은 작품 강남몽 과 1980년대가 배경이었지만 줄거리 자체를 현대적 민담으로 탄생시킨 작품이 낯익은 세상 을 차례로 출간했다. 그리고 이번 여울물 소리 는 등단 50주년을 기념해 자신을 돌아보며 19세기의 ‘이야기꾼’에 대해 집필한 자전적 작품이다. 이 작품은 이미 인터넷 연재를 통해 독자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얻기도 했다.

여울물 소리 는 외세와 신문물이 들이치며 봉건적 신분 질서가 무너져가던 격변의 19세기를 배경으로 이야기꾼 ‘이신통’의 일생을 뒤쫓는 내용으로 동학과 증산도, 이야기꾼이라는 존재를 큰 축으로 하고 있다. 반동의 시대 였던 19세기, 이야기꾼은 작가의 복합적 주제의식을 한 몸에 실어 나르는 존재로, 작가는 이야기꾼 ‘이신통’을 통해 자신의 담론을 한바탕 펼쳐낸다.


이신통을 기다리며
고향에 남은 자취
세상 속으로
백성과 나라
여향(餘響)
사람이 하늘이다
옛날 옛적에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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