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책장을 넘기는 기분으로 시집을 읽었다고요하고 쓸쓸하고 단단하다땅 속에 무릎까지 묻힌 느낌이었다벗어날 수 있을 것 같지만 벗어날 수 없고벗어날 수 없을 것 같지만 벗어날 수 있는그런-.*푸른 글씨소금쟁이가축의 정신홍시가 좋았다*시 쓴다고 껍죽거리다 입에 풀칠이나 하겠나아버지는 오래 전에 죽었는데, 아버지는 가끔 밥상 뒤로 지나간다*결국 절망이 우리를 살릴 것이다통곡이 나타나 구원할 것이다*나는 문짝을 더듬어 간신, 간신히 눈 뜨고 대청에 앉아 하루 종일 늙어간다
박지웅 시인의 두번째 시집 구름과 집 사이를 걸었다 가 출간되었다. 첫 시집 너의 반은 꽃이다 를 펴낸 지 5년 만이다. 총 62편의 시가 3부로 나뉘어 실렸다. 시어 하나하나에 집중해 시 한 편 한 편을 감상하다보면 독자는 자연스레 시집의 알레고리를, 시인의 총체적 비유를 음미하게 된다.
시인의 말
1부
나비를 읽는 법
푸른 글씨
가벼운 뼈
소금쟁이
물의 방중술
순간의 미학
냇물 전화기
매미가 울면 나무는 절판된다
칼춤
우리의 쌀 발음에 대하여
뼈저린 일
박쥐
번개
피리
개가 뼈를 물고 지나갈 때
승부
선녀와 나무꾼
그날 생각
물으면 안 되는 것들
꿈은 어디에서 오는가
인연(??의 집
그대는 가슴속에 있는 방들을 다 열어보았는가
2부
라일락 전세
소리의 정면
상업의 내력
오늘의 밥값
나비도 무겁다
가족벽화
북아현동 후기시대
굴레방다리
그늘의 가구
바늘의 눈물
밥줄
조무래기따개비
도깨비시장
조직의 쓴맛
택시
권력의 이동
오래된 귀가
천 개의 빈집
미개한 문명
그림자들
3부
내부의 적
유랑의 풍습
무거운 숟가락
물의 가족
가축의 정신
홍시
세상의 모든 새는 헛소문이다
역전의 용사를 위하여
달의 통로
가위
올가미
뒷심
죄인들
춤추는 할머니
합성사진
문
나쁜 삶
유령
어느 날 환생을 계약하다
나를 스치는 자
해설 | 견딤의 궤적, 혹은 무늬
| 정병근(시인)
카테고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