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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블랙컨슈머였어!


청소년 소설에 관심이 생기는 요즘 "나는 블랙컨슈머였어! (윤영선 외 3인 지음, 푸른책들 펴냄)"는 내게 또 다른 시각을 선물한 이야기였다. 제12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3편과 역대 수상작가 초대작 1편으로 구성 된 이 책은 청소년을 이해하고 다가가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집과 학교 사이 어디쯤 - 혼자 사는 서린이는 언제나 집과 인사를 한다.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엄마, 재혼한 아빠 사이에서 서린이는 누구와도 지낼 수 없음을 안도하며 한편으로 불안해 하는 듯하다. 아이들 사이에 이런 서린의 사정이 소문처럼 퍼지고 서린은 째진 눈과 싸운다. 전교 1등의 만류로 싸움은 휴전처럼 끝나버리고, 서린은 그나마 웃을 수 있다. 터치라인 - 지구에 온 피피는 연구원 띨빵과 교감을 한다. 지구인은 모두 피피에게 무언가를 얻어내고 죽이려 하지만 띨빵에겐 다른 기운이 느껴져 피피는 띨빵에게 도움을 청한다. 띨빵 아니 박우진의 도움으로 피피는 자기 별로 돌아갈 수 있다. 터치라인을 벗어날 때 본 지구인들의 모습 그리고 박우진의 아빠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블랙컨슈머였어! - 관내 전학생 태욱은 전학 첫 날 흡연 적발을 받는다. 그리고 이전 학교와 다른 이 학교의 모습이 낯설다. 친구 아버지의 죽음을 위로하기 위해 사용한 핸드폰을 구실로 태욱은 가혹한 처벌에 시달리고 결국 퇴학 처분을 받게 된다. 태욱은 무엇 때문에 자신이 이런 상황에 몰린 건지 알 수가 없다. 아이의 부모 역시 이 상황이 황당하기만 하다. 이제 태욱과 부모는 학교를 상대로 싸움을 시작하고 관내 전학으로 사건을 마무리한다. 태욱이 진정 원하던 꿈을 향해 갈 수 있는 길을 연 기분... 태욱은 아빠에겐 오래전 일을 사과함으로 관계를 회복하고, 엄마에겐 자신의 꿈을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럴 땐, 매운맛 - 중학생이 된 태하는 쌈닭 윤아와 우연한 일을 계기로 친해지고 싶어한다. 그리고 쌈닭 윤아가 귀여워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마음처럼 윤아와 가까워 지지 않는다. 왜일까? 친구 우진이의 누나인 해진이 누나에게 상담을 한다.누나의 조언 을 들으면 왠지 마음이 좀 여유로워진다. 궁중팬에 떡볶이를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헤주는 누나가 있어 좀 든든하다. 윤아때문에 힘든 마음이 매운 떡볶이를 먹을 땐 나아 지는 것 같다. 누나에게 하소연을 하며 점점 매운맛에 길들여지는 태하. 이제태하는 해진이 누나를 떠올릴 때마다 가슴이 뻥뚫리는 매운맛이 떠오를 것만 같다. 이 책은 중학생 이상과 함께 읽으며 학교나 친구 관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다시 한 번 정검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이야기 속 상황을 떠올리며 학생이라 아직 어려서 무조건 따라야 하는 것이 아닌 어떤 것이 우리 아이들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며 결단인지 토론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악성 소비자라는 뜻을 가진 블랙컨슈머로 아이를 평가한 이야기를 읽는 내내 나는 화가 나고 가슴이 답답했다. 마치 표본을 만들 듯 아이의 인생을 가지고 장난하는 듯한 느낌. 학교 성장을 위해 아이와 부모가희생 당한 기분은 책을 덮고 나서도 계속 되었다. 하지만 아이는 달랐다. 어른인 나처럼 속을 끓이며 화를 내지 않고, 자기가 나갈 길을 찾아 자신의 길을 걷고 있었다. 태하와 책 속에 아이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매일매일 성장하는아이들의 마음과 키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제12회 푸른문학상 청소년소설집 나는 블랙컨슈머였어! 출간!
-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간파하는 날카로운 시선과 청소년들에게 보내는 따듯한 위로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폭풍우를 몰고 오는 것은 아직 미성숙한 그들 자신만이 아니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은 고스란히 아이들의 어깨에 짐을 얹어 주고 있다. 2014년, 우리 아이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조차 감히 건넬 수 없었던 ‘세월호 참사’는 어두운 사회의 일면을 직시해야 할 필요성을 처절하게 깨닫게 된 사건이었다. 이번 제12회 푸른문학상 수상작들은 청소년들의 개별적인 문제를 넘어서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모순과 결함에 대한 통찰을 보여 주는 작품이 많았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더할 수 있었다.

아동청소년문학 전문 출판사 푸른책들은 상업성이 낮다는 이유로 국내 공모제에서 등한시되어 온 단편 청소년소설 부문을 최초로 신설하여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작가들을 꾸준히 발굴해 왔다. 이전의 푸른문학상 수상 청소년소설집 살리에르, 웃다 , 외톨이 , 불량한 주스 가게 , 열다섯, 비밀의 방 , 똥통에 살으리랏다 는 다양한 소재와 장르 그리고 뛰어난 문학성으로 여러 단체와 기관의 추천을 받으며 독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올해 봄에 출간된 제12회 푸른문학상 상반기 단편청소년소설 부문 수상 작품집인 스키니진 길들이기 또한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추천 도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추천 도서로 선정되어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번 제12회 하반기 공모에도 신인다운 참신함이 돋보이는 신선한 작품들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어 4인 4색의 빛깔을 가진 소설집 나는 블랙컨슈머였어! 로 독자들을 찾아간다. 사회의 모순을 지적하는 날카로운 비판 정신과 청소년들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따듯한 유머를 겸비한 제12회 푸른문학상 수상 청소년소설집 나는 블랙컨슈머였어! 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보내는 작은 위로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집과 학교 사이 어디쯤 /이인아
터치라인 /이수종
나는 블랙컨슈머였어! /윤영선
이럴 땐, 매운맛/ 은이결
발행인의 말
작가 약력